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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회고록

2022년 회고

by 안주형 2023. 1. 27.

2022년 회고

최근 입사를 하게 되어 업무 적응, 이사, 여행 등 이래저래 바쁜 일이 많아서 2023년이 되고 1월이 다 지나가는 시점에서 지난 연도의 회고를 쓰게 되었다. 사실 한해의 회고는 처음이기도 하고,, 뭔가 일기 같은 느낌이 들어 굉장히 부끄러워서 작성하지 말까 고민도 했지만 작년 한 해 동안 얼마나 성장했고 또 올해의 마지막에 이 회고를 보았을 때 얼마나 느낌이 새로울지 궁금했다.

나의 2022년의 키워드는 진로, 성장, 도전세 가지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1월
나는 4학년이 되는 2022년 초까지만 해도 진로를 잡지 못한 상태였다. 모바일, 프론트앤드, 백엔드 등 수많은 분야가 있지만 어떤 분야로 목표를 정할지 확정하지 못했고, 군대 가기 전에 3학기 동안 열심히 노느라 망쳐놓은 학점은 아무리 4점대를 받아도 쉽사리 3점대로 복구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격증이나 수상 또한 단 하나도 없었다. 진행하고 있었던 유일한 프로젝트 한 가지는 당시 친구들과 진행 중이던 창업동아리 프로젝트였다.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나는 Flutter를 이용해 앱 개발을 했었는데 사실상 이게 내 유일한 첫 프로젝트이자 개발이었다. 그리고 이 활동이 내가 백엔드 개발자로 목표를 정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었다.

앱개발을 진행하던 초반에는 개발하는 즉시 반영사항이 화면에 보였고 러닝커브 또한 높지 않아 손쉽게 익혀서 재밌었다. 하지만 개발이 중반에 접어들수록 앱개발에 흥미를 잃어갔다. 이유는 주변 지인들이 모두 백엔드 개발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백엔드에 관한 관심이 생긴 것과, 당시 운영체제 스터디를 재밌게 하고 있었는데, 운영체제 지식을 습득할수록 프론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백엔드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지식들이 많았다는 점이었다.(동시성, 임계영역 문제 등) 또한 모바일의 운영체제가 변경될 때마다 코드가 바뀌듯, 백엔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기술의 변화와 디자인적 감각이 나에게는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위에 잠깐 언급했지만 운영체제 스터디를 했었다. 한준님, 정현님, 현우님, 정은님과 오프라인으로 매주 해당 교재를 읽고 블로그에 정리한 내용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두서없고 깊이 없던 나의 블로그 글들이 조금이나마 틀을 갖춘 채 채워지기 시작했던 게 바로 이때였다. 또한 스터디 활동을 하면서 나보다 훨씬 잘하는데 나보다 더 열심히 하는 스터디 인원들을 보면서 큰 동기부여도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점용으로 공부했던 CS를 처음부터 진득하게 학습하니 재미가 있었다.

2월
우리 학교에서는 ICT인턴십이라는 한 학기 동안 기업에서 인턴활동을 하며 한 학기 전체의 학점을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다. 총 3개의 회사를 지원할 수 있고, 각 기업마다 바로 면접을 보거나 코딩테스트 후 면접을 보는 회사로 다양했다. 나는 그중에서 모바일 개발자로 두 개의 회사에 합격했고, 최종적으로 나의 선택만 남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때 백엔드 개발자가 되어보고 싶다는 고민이 한창 극에 달했었기에, 수많은 고민 끝에 인턴 지원을 취소하고 백엔드 공부를 첫 시작하게 되었다.

3월~5월
백엔드 공부를 하기 위해 인프런 강의를 구매했다. 나는 객체지향인 Java가 재밌었고 마침 알맞게도 대한민국의 시장에는 Spring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었기에 그만큼 학습할 문서도 많아 Spring 공부를 시작했다.

강의와 도서

강의와 교재를 구매하여 미친 듯이 들었다. 남들보다 훨씬 뒤처져있다는 압박감도 이유이지만 무엇보다 가장 열심히 학습할 수 있던 이유는 재미와 뿌듯함 이였다. 매일매일 무언가를 익힌다는 것은 나에게 재미를 가져다주었고, 어제보다 성장한 오늘의 나를 보면서 뿌듯함도 매우 크게 느꼈다. 늘 해오던 운동도 공부할 시간이 아까워 더 이상 하지 않았고, 밥도 거르면서 하다 보니 안 그래도 마른 체질인데 작년에 열심히 운동해서 찌워놓은 몸무게의 6kg가 빠졌다.

또한 이 시점쯤에 컴공선배에서 진행하는 라이징캠프라는 8주간의 유료 부트캠프(70만 원?)에 참가했다. 해당 부트캠프에서 나는 딴 건 모르겠지만 AWS, Nginx, https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경험했기에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5~6월
Google Developers Group 2022 썸머 해커톤에 참가했다.

6월 25일부터 26일까지 무박2일동안 강남 마켓컬리 본사의 라운지에서 진행되었다.

참가만으로 푸짐한 굿즈를 받았고, 마켓컬리 본사의 라운지에서 진행되었는데 꼭대기 층이다 보니 강남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새벽쯤 정신이 멍해질 때 아무 생각 없이 창밖을 내려다보았는데,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상경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욱 샘솟았다.

팀 빌딩은 프론트, 백엔드 둘 다 시니어와 주니어가 알맞게 배정된 것 같았다. 나는 특히나 굉장히 실력이 뛰어난 시니어분과 한팀이 되었는데 이분은 나를 기억 못 하겠지만 나는 이분에게 약 48시간이라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7~8월
이 시점까지만 해도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알고리즘은 백준과 프로그래머스 등을 포함해 600-800문제는 풀었지만 아무리 해도 늘지 않았고, 주변에는 잘하는 사람들만 있다 보니 하나둘 씩 재학 중에 취업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아직 멀었다고 느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기업에 지원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는데 우연히 SK C&C와 11번가의 채용 전환형 인턴에 둘 다 지원서 마감 한두 시간 전 시간이 남아 지원서를 냈다.

11번가는 코딩테스트 문제를 전부 풀었지만 역시나 대충 쓴 자소서 탓에 서류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 더 열심히(?) 작성 한 SK C&C에는 운 좋게 서류와 더불어 코딩테스트와 면접에 합격하여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다.

인턴 생활시작 전 인턴사원 OT와 사원증을 받는 시기까지는 좋았다. 합격한 사람도 얼마 몇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누구나 말하면 아는 기업의 일원이 되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인턴 업무를 수행할 부서에 배치를 받고 업무를 부여받으면서 나의 고민은 늘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SK Siltron의 그룹웨어를 유지 보수하는 SM 업무 부서에 배치받았는데, 해당 부서는 내가 평소 학습해 오고 열망해 오던 개발환경과는 많이 달랐다. Spring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JSP, JQuery를 이용한 풀스택에 더불어 형상관리는 SVN, 그리고 IDE는 Eclipse를 사용했다. 그리고 제조회사다 보니 보안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기본적으로 github.io, 브런치와 같은 블로그들은 전부 보안 프로그램에 막혀 서칭이 불가능했고 이에 따라 Cloud 환경은 당연히 아니며, 그 외적으로도 코드리뷰, 사내스터디와 같은 문화는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팀원들의 평균 나이대가 상당히 높았기에 그 특유의 분위기가 편안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물론 큰 회사이다 보니 부서마다 다르고 맡은 프로젝트마다 다르다. 다른 동기에게 물어보니 좋은 환경에서 개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게 되더라도 인턴업무를 수행했던 부서에서 근무하게 될 예정이기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후에 인턴종료 후 전환면접을 보게 되었고 최종적으로 정규직 전환에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기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이곳에 근무하게 되면 내 스스로 남들에게 나를 개발자보다는 일반 사무직 회사원이라고 소개 할 것 같았고, SK라는 타이틀을 빼면 내 가치를 증명하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개발과 상관없이 그저 취업이 목적이었다면 정말 좋은 회사인 것 같다. 나는 개발자의 커리어를 밟고 싶었기에 성격상 안되더라..)

9~11월
11번가의 채용전환형 인턴 공고가 다시 올라왔다. 11번가는 SK의 계열사 이기도 하고 다음과 같은 이유로 꼭 가고 싶었기에 상반기와는 달리 정말 열심히 자소서를 써서 재 지원했다. 관련 링크

  1. 레거시 기술들을 MSA 환경으로 전환 중에 따라 도전할게 많음
  2. 매월 11일마다 대규모의 트랜잭션 체험 가능
  3. 코드 리뷰 및 사내 스터디 등 성장하기 좋은 개발 문화
  4. 개발 직군 한정 재택 가능(개발 직군 한정)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자소서를 썼기에 상반기와 달리 서류전형에 합격했다. 그리고 위 링크를 보면 알겠지만 코딩테스트도 문제없었고, 1차 면접까지 무난하게 합격했고, 임원면접도 나쁘지 않게 봤다고 생각해서 합격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김칫국이었던가... 최종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때 굉장히 마음 아팠다. 멍한 마음으로 한두개 정도 다른 기업에 더 지원해 보았지만 서류에서 떨어졌다.

후에 넘블에서 주관하는 디자인-프론트-백엔드 프로젝트 챌린지에 지원했다. 나는 마이스터고 고교 개발자와 한 팀이었는데 이 학생을 보고 정말 세상을 넓고 나는 작구나라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결과는 최종적으로 2위라는 좋은 성적을 얻었다.

넘블 프로젝트 결과

12월
그렇게 12월이 되었고 우연히 마이다스아이티의 채용 공고를 보게 되었고 지원하였다.

이전까지 마이다스아이티는 돈 많이 주는 회사 그리고 토목 쪽으로 유명한 회사 정도로 그저 이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들 사이에서 AI 면접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바로 이 AI 면접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로 다시 알게 되었다.채용 공고의 백엔드 개발을 보면 굉장히 최신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여기 또한 계열사들인 마이다스 아이티, 마이다스인, 자인원 등을 합치면 700명 정도 되는 큰 규모의 회사이기 때문에 어느 부서에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환경일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나는 운 좋게도 내가 학습해 오던 기술들을 사용하던 부서에서 나를 뽑아 면접을 보게 되었고 해당 부서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해당 부서는 채용 플랫폼 잡다의 백엔드 개발을 하는 업무를 맡고 있으며, 사용 기술은 다음과 같았다.

  • Java, Spring Boot, Spring Batch
  • JPA, QueryDsl, JdbcTemplate
  • Public Cloud AWS, Jenkins, Bitbucket, Jira
  • Redis, MariaDB, MongoDB, Kafka
  • 탄력근무제, 재택, 애자일, 코드리뷰, 사내 스터디 등

돈도 많이 주고, 내가 정말로 원하던 기술 스택과 개발 환경이었다. 그렇기에 최종적으로 합격을 하게 됐을때 SK C&C에는 입사 취소 통보를 보내며 마이다스아이티에 입사하게 되었다.

마무리
올해는 정말 내 인생에 있어 가장 뜻깊은 해가 아니었나 싶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앱 개발 vs 백엔드 개발만 주구장창 검색하며 진로를 결정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2021년의 잔디
2022년의 잔디

깃허브 잔디를 보니 정말 열심히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 방문자 수, 백준

블로그 게시글도 600개를 넘겼고(물론 알고리즘 풀이가 대부분이라 거품이다), 방문자 수도 100K를 넘겼다. 백준도 어느새 플레티넘을 달성했다. 근데 ㅋㅋ 양치기로 문제만 많이 푼 거라 사실상 실력은 실버 1~골드 4나 다를 바 없다.

2023년의 목표는 이미 잡았는데, 팀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현재 사수분과 주변 동료들에게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이분들의 귀중한 시간을 뺏고 있는데 하루빨리 업무 프로세스를 익히고 적응하여 팀에 짐이 되는 게 아닌 손발이 되어 도움 되는 일원이 되고 싶다.

아직 회사에 근무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업무나 주변 동료 그리고 환경 등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 이번 2023년도 열심히 살아보자!. 그럼 부끄럽지만.. 2022년의 회고록은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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